일본 평점 및 작품 소개
엠마 스톤 주연의 영화 <가여운 것들>(Poor Things)이 한국에서 2024년 3월 6일에 개봉될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일본에서는 벌써 개봉을 했는데요, 지난 2024년 1월 16일에 극장 개봉해 여전히 상영 중입니다. 일본에서의 평점은 5점 만점에 4.1점으로 아주 높은 점수입니다. 저는 일본에 살고 있습니다. 제 지인들도 이걸 보고 왔는데, 보고 와서 그의 한 마디는 '어렵다'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머리 안 써도 되는 단순한 <마담 웹>을 곧 보러 간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영화는 많이 안 봐도 어떤 영화가 인기 있는지 영화 사이트에서 자주 체크하는데, 이 <가여운 것들>은 일본의 유명 영화 사이트에서 꽤 오랜동안 베스트 10 안에서 순위를 유지하고 있더라고요. 아직도 7위입니다. (참고로 현재 1위는 얼마 전 개봉한 애니메이션 하이큐 극장판 쓰레기장의 결전입니다.)
<가여운 것들>은 <더 랍스터>, <킬링 디어> 등의 요르고스 란티모스가 감독했습니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서 이미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엠마 스톤은 같이 작업을 했는데요, 이번에 다시 한번 둘이 손을 잡고 <가여운 것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 작품은 스코틀랜드 작가 앨러스데어 그레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2023년 제8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습니다. 게다가 제96회 아카데미상에서는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색상 외 총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수상내역이 아주 화려합니다.
젊은 여성 벨라 백스터(엠마 스톤)는 자신의 불행한 삶을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하지만 별나지만 천재적인 외과의사 갓윈 백스터(윌렘 대포)에 의해 태아의 뇌를 이식받아 기적적으로 다시 살아납니다. 세상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사로잡힌 벨라는 방탕한 바람둥이 변호사 덩컨 웨더번(마크 러팔로)의 권유로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떠납니다. 어른의 몸을 한 채로 신생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벨라는 시대의 편견에서 벗어나, 평등과 자유를 알게 되며 놀라운 성장을 이루어갑니다.
일본인 관람평 모음
▶ 천재 의사 갓윈에게 뇌이식 수술을 받고 되살아난 벨라가 모험을 떠나 세상을 경험함으로써 성장하는 모습을 정신연령 1세부터 40세 정도까지 빠르게 전달하는 현대판 프랑켄슈타인. 어안 렌즈, 예술적인 미술과 의상, 블랙 조크 등 요르고스 란티모스만의 느낌이 한가득입니다.
▶ 엠마 스톤의 연기력은 물론 의상의 아름다움, 세계관의 기묘함 등이 단연 돋보입니다. 성적 묘사가 아주 많은데, 왠지 에로스럽지 않게 만드는 대단함! 아니 당연히 야하긴 한데 그 이상으로 순수함이 느껴집니다. 주연 엠마 스톤의 미친 연기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만드는 세계관이 양립해서 이 세계관에 푹 빠져버릴 수 있습니다. 담백하게 보이지만, 꽤 그로테스크한 묘사도 많이 있습니다. 성 해방에서부터 시대의 편견과 정신, 영혼까지도 해방시켜 나간다는 참 기묘한 이야기. 무언가 대단한 걸 본 기분입니다. 만족도 100%입니다.
▶ 우화성이 풍부한 세계관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지만, 그 특이한 세계관 때문에 이야기를 이해하기 힘들거나 음습한 분위기가 답답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시대 미상이지만 프랑켄슈타인적인 설정은 알기 쉽고, 색채나 미술도 선명하고 밝은 분위기가 있어, 엔터테인먼트성도 테마성도 튼튼하고 비평가들에게도 일반 관객들에게도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밸런스를 가진 걸작이 아닐까 한다. 뭐, 성적으로 노골적인 장면이 많아서 아무나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벨라의 성장을 훌륭하게 연기한 엠마 스톤에게도 이 작품은 그의 새로운 대표작임이 틀림없다.
▶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참신한 스토리와 독특한 세계관에 매료되었습니다. 그저 욕망대로 사는 순수한 아이였던 벨라가 모험을 떠나 밖으로 나와 사회를 알고 이성을 키우며 성장해가는 과정이 재미습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앨저넌에게 꽃을'의 주인공 찰리와 통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어려운 건 모르겠지만, 어쨌든 엠마 스톤이 너무 대단했습니다. 벨라가 자신의 생각을 가지며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의 표정의 변화가 너무 훌륭했습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있었지만 다 보고 나서 묘한 상쾌함이 들었던 게 신기하답니다. 근데 그렇다고는 해도 그렇게 성적인 묘사가 있었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착취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의미에서는 필요했을지도 모르지만 말입니다.
▶ 내용을 잘 몰라서 개봉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생각했던 내용과 전혀 다르고 좋은 의미에서 놀란 영화입니다. 두 번이나 보러 갔다 왔습니다. 무대는 1900년 전후의 런던인가요? 무언가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배경. 엠마 스톤의 귀여움이 넘치는데, 이윽고 자립에 눈을 뜨는 여성을 흑백에서 컬러로 그려냅니다.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재미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페미니즘 영화로는 보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여러 가지 의문점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 많이 생겨 버립니다. 영화의 세계관이나 이야기에 몰입하고 이 재미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그 부분은 눈을 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감독은 남자이고 페미니즘 영화로 만든 게 아니구나 하는 마음가짐으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