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평점 및 작품 소개
영화관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최초 공개된 작품입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2024년 2월 29일에 공개되었습니다. 사고로 이미 죽었지만 이승에 미련이 남아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산 자들의 세계에서 남아 있는 죽은 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얼마 전에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 <마보로시> 역시 이와 비슷한 콘셉트의 영화였는데, 이것도 그렇네요.
<퍼레이드>는 <신문기자>, <여명 10년>의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작품으로 나가사와 마사미를 주인공으로 한, 이승을 떠난 사람들이 이승에 남겨진 사람들을 향한 마음을 주제로 그려낸 오리지널 휴먼 드라마입니다. 재난이 한바탕 도시를 휩쓸고 그 잔해로 뒤덮인 해변에서 눈을 뜬 미나코(나가사와 마사미). 헤어지게 된 하나뿐인 아들 료를 찾는 미나코는 도중에 아키라(사카구치 켄타로)라는 청년과 전 야쿠자인 쇼리(요코하마 류세이), 전 영화 프로듀서 마이클(릴리 프랭키) 등을 만나면서 이윽고 자신이 이미 죽었다는 것, 그리고 미련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아직 저 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아키라를 비롯한 다른 인물들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세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미나코였지만 한 달에 한 번 사망자들이 모여 각자 보고 싶었던 사람을 찾는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것을 계기로 조금씩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각자가 가진 비밀과 슬픔이 치유되어 갈 때 거기에서 다시 희망의 줄기가 생겨납니다.
일본인 관람평 모음
▶ 넷플릭스의 화제작을 봤습니다. 현세에 미련이 남아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세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에 포커스를 맞춰 보여 주는데 그 시간들이 다 전혀 달라서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보니까 납득이 갔습니다. 판타지 작품이라 현실과 괴리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 점에서 오히려 매우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 오랜만에 펑펑 울었던 일본 영화입니다. 물을 끓일 정도로 뜨거운 사랑이 있었습니다. 나가사와 마사미의 주연도 좋았지만 키리타니 미레이라든가 실제로 아이가 있는 배우에게 주연을 맡겼더라면 나가사와 마사미랑은 또 다른 연기를 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들을 하나 둔 나도 펑펑 울면서 보고 있는데 옆에서 아들이 '엄마! 우유 없어!'라고 하네요. 그리고 내 눈물을 보고 '엄마? 눈이 아파?'라고 하네요. 그렇게 눈물을 쏙 빼는 영화는 아니니까 안심하고 보셔도 됩니다. 다만 저처럼 소중한 사람이 있는 사람은 분명 펑펑 울 수도 있을 겁니다.
▶ 사랑이 넘치는 작품이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저게 뭐지? 하는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것은 작가의 '이런 세계가 정말로 있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 카와무라 프로듀서가 이런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릴리 프랭키의 연기를 감상했습니다.
▶ 이 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무진장 기다렸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캐스팅도 최고였습니다! 슬픔만이 존재하는 세계에도 이런 세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믿고 싶어지는 영화였습니다. 그 모두가 모이는 장소가 진짜 멋있었습니다.
▶ 죽은 자들의 행진, '퍼레이드'! 영상, 배우의 연기, 음악 모두 기분을 좋게 하는 것들이었음은 확실합니다.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후지이 미치히토의 느낌은 약했던 것 같습니다. 영상은 선명한데 이야기 설정이 어딘가 나이브한 느낌으로 애매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뭐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냥 좋은 영화라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천국도 지옥도 아닌 사후세계라고 하니까 판타지한 분위기와 어울린다고 하면 그럴지도 모르지만.
물론 이 정도의 호화 캐스트와 감독이니까 어느 정도의 평가는 받겠지만, 뭔가 마음을 울리는 뭔가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 각각의 에피소드도 있는데 딱히 뭐 중요한 것 같지도 않고, 분위기는 싫지 않고 오히려 좋았는데, 그냥 이번에는 너무 기대했던 느낌이어서 오히려 별로였던 거 같습니다. 근데 사카구치 켄타로는 역하고 잘 어울렸습니다.
▶ 따뜻하고, 상냥하고, 힐링이 되는 장면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사랑이 담긴 영화입니다. 논픽션이고 나는 싱글맘도 아니고 영화 프로듀서도 물론 깡패도 아니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들과 똑같이 힘들었고, 그 괴로움이 옮아 와 조금 쓸쓸함이 남았습니다. 소중한 사람이니까 마음에서 잊혀져 버리는 일은 없고, 그런 것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지금을 소중히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 나가사와 마사미가 단독 주연이기는 하지만, 릴리 프랭키, 사카구치 켄타로, 요코하마 류세이, 테라지마 시노부, 다나카 테츠시, 모리 나나가 연기하는 각각의 캐릭터의 스토리가 훌륭하고 좋았습니다. 나는 격렬히 감동했고 또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판타지 설정이기 때문에, 감상자에 따라 호불호는 있겠지만, 영화의 스토리에는 리얼리티가 있고, 각각의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어서 마음이 많이 요동쳤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배우들 이외에도 출연하고 있는 캐스트도 호화롭고, 각각 제대로 스포트라이트 받을 수 있는 내용들이 있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배우들의 표정 연기가 뛰어납니다. 특히 나가사와 마사미는 단연코 뛰어나다고 느꼈습니다. 음악도 영화하고 아주 잘 어울려서 감동을 한층 더해 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봐 주셔서 많은 분들 마음에 사무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무쪼록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극장에서 보면 더 감동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쉽습니다.